한국임상시험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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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참여수기

참여수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하여 임상시험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게재된 작품들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의 수상작들로, 소개된 사례나 경험이 전체 임상시험의 결과를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는 개발 중인 신약뿐 아니라 대조군에 해당하는 표준치료제 또는 위약만을 처방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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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신약 개발 덕분!

제1회 임상시험 참여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작
서울아산병원(PI) 임영석님

저는 간 전문의입니다. 저는 1980년대 후반에 의과대학을 다녔습니다. 요즘 주목받는 94학번들이 대학에 입학할 즈음 저는 대학병원에서 내과 전공의로 일하면서 간경화로 고통 받고 죽어가는 수많은 환자들과 낮과 밤을 함께 했습니다. 간경화 합병증들은 진정 인간의 존엄성을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심한 황달로 온몸과 눈이 누렇게 변하는 외형상의 변화와 배에 물이 차서 숨을 쉬기조차 어려운 고통은 환자들이 쉽게 감수합니다. 그러나 수시로 터지는 식도/위 정맥류로 피를 한 대야씩 토하고, 코로 볼펜 두 배 굵기의 튜브를 꽂고 위안에 고인 혈액을 씻어 내야 하는 고통과, 혈액 흡수로 인해 발생할 의식 소실(간성 뇌증)을 막기 위한 반복적인 관장 과정은 정말이지 환자의 자존감을 바닥까지 떨어뜨립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결국 간성 뇌증, 혼수에 빠지고, 의식을 잃어버린 채 사랑하는 가족들과 진심어린 대화 한번 나눌 기회도 없이 죽어갔습니다.

"간경화로 고통 받고 죽어가는 수많은 환자들과 밤낮을 함께 하며 좌절했던 90년대”

옆에서 그 과정을 막아보고자 애쓰는 의료진의 좌절감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실제로 1990년대 중년 남성 사망 원인 1위는 간경화였습니다. 간경화 원인의 대부분은 B형과 C형 바이러스 간염입니다. 간염이 수 십년 지속되면 간경화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간염 바이러스를 환자의 체내에서 제거할 수 있다면 즉,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험하게 고통 받고 죽어가는 많은 환자들을 살릴 수 있고 그들의 품위도 유지해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미생물학 교수들조차도 항바이러스제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하던 때였습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이 다행히 모두 완치되고 병으로 고통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연구자로서도 뿌듯하기 한량없는 일”

이십년이 흐른 2014년 초에 미국과 유럽의 제약회사들에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제게 C형간염 신약 임상시험을 의뢰해 왔습니다. 관련 자료를 철저히 조사해 보니 이미 구미 선진국들에서 이루어진 임상시험에서 95% 이상의 경이로운 완치율을 기록한 약들이었습니다. 이전 약에 비해서 안전성이 현저히 개선된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참으로 엄청난 격세지감을 느꼈고, 곧바로 제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임상시험 참여를 권유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기대와는 달리 놀랍게도 많은 환자들이 참여를 거절하였습니다. ‘임상시험‘은 무조건 싫다는 것이지요. 임상시험 참여가 실험동물처럼 여겨진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환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서 결국 저희 병원에 배정된 20여명의 피험자를 모두 채웠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다행히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완치가 됐고, 완전 정상 간 기능을 회복했습니다. 앞으로 간경화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한 것입니다. 그 환자들 중에는 처음에 거절했다가 제 설명으로 마음을 바꿔 참여한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은 이제 제 진료실에 들어올 때 무척 미안하고 고마워합니다. 제 앞에 있는 환자들이 완치되고 병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 것을 보는 제 마음은 뿌듯하기 한량없습니다.

"아무도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원하는 혁신적인 신약들이 어떻게 세상에 나올 수 있을까요?”

항바이러스제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시대가 겨우 20여 년 전인데, 어떻게 이렇게 좋은 약들이 개발 가능하게 된 것일까요? 물론 밤을 지새우며 실험에 몰두한 과학자들의 덕분이겠지요. 그러나 그 약의 사람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요? 동물에서 좋은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 수는 없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되지 않는다면 그런 ‘혁신적인 약’들은 아무도 그런지를 알 수 없고 결국 아무도 그 약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신약 임상시험에 안전성은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감시의 눈은 엄청나게 엄격합니다. 신약 하나 개발하는데 평균 1조원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만약 안전성 문제로 신약 개발이 중단된다면 개발 회사는 그 엄청난 돈을 허공에 날립니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도 안전성은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환자들은 모두 자기의 병을 완치시켜 줄 수 있는 ‘기가 막히게 좋은 획기적인 약’을 원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런 ‘기가 막히게 좋은 약’은 어떻게 세상에 나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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