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임상시험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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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수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하여 임상시험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게재된 작품들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의 수상작들로, 소개된 사례나 경험이 전체 임상시험의 결과를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는 개발 중인 신약뿐 아니라 대조군에 해당하는 표준치료제 또는 위약만을 처방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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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 가는 환자를 위한 임상연구

제2회 임상시험 참여수기 공모전 최우수 수상작
임상시험 의뢰자 최종원님

6개월 전쯤에 풀잎들의 노래라고 이름 붙인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든 학급문고를 열어보았습니다. 20년이 흐른 뒤 읽어보니 기억하지 못하던 당시 우리들의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특히 예언이란 제목으로 30년 후의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도 써 놓은 글은 낯간지럽기도 했지만 그 때를 추억할 수 있어 나름 행복했습니다. 예언의 글 중에는 30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으로 몹시 설렌다며 글을 마무리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6개월 전쯤에 아내와 딸을 두고 대장암으로 투병하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실 제가 풀잎들의 노래를 꺼내 본 것도 이 친구를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0년 전에 30년 후의 우리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에는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친구의 죽음을 바라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려 질병 치료와 생명연장의 숭고한 가치를 잊어버리고 그저 단순한 일과가 되어 버린 임상연구 업무들을 반복하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 임상연구로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연구는 part A와 part B로 구분되어 있었고 part A 기간 중에 임상계획서에서 정의한 중대한 이상반응(severe adverse event)이 없던 환자는 part B에 참여할 수 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너무 엄격한 임상계획서로 인해 part B에 참여할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연구자 교수님은 임상계획서의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정의된 백혈구 감소가 일시적으로 나타났더라도 백혈구 수가 곧 회복되면 환자의 임상연구에 참여하면서 생기는 이득과 위험성을 연구자(investigator)가 판단하여 그 이득이 크다면 환자를 연구에 계속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임상계획서가 그렇지 않아 본인께서 진료하던 한 명의 환자가 part B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에 매우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미국에 있는 임상연구책임의사(clinical study director)와 해당 환자 사례를 가지고 논의를 더 해보았지만 임상계획서에 따라 그 환자는 part B로 진행될 수 없다는 결정이 해당 환자의 병원 방문 하루 전에 확정되었고 이를 연구자 교수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그 날 밤 불편한 마음으로 퇴근해서 집에서 계속 컴퓨터를 켜고 일을 하고 있을 때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연구자 교수님이 저를 참조 수신자로 넣고 미국에 있는 임상연구책임의사에게 직접 환자 사례를 설명하며 part B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메일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편지에는 그 환자의 류마티스 관절염이 얼마나 호전되었는지를 또 얼마나 환자가 만족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part B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에 그 환자가 얼마나 실망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환자의 의학적 상태가 part B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임을 설명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다시 고려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진심 어린 환자를 위한 설명은 임상연구책임의사 및 1상 연구부서 그리고 약물안정성감시부서를 감동시켰고, 이에 본사 임상연구 부서는 단 몇 시간 만에 임상연구계획서를 수정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환자를 part B에 참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사실 회사 내에 여러 사정이 있어 임상연구계획서를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임상연구계획서를 수정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몇 달 뒤 연구자 교수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환자는 여전히 part B에 참여하고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은 잘 조절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환자를 이렇게 끔찍이 생각하며 진료와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이 존경스러웠고 저도 교수님의 그 사랑과 열정을 배워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임상연구에서의 업무는 바뀐 것은 없었지만 제 마음이 바뀌게 되니 제가 하는 일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가졌던 환자를 위한 더 나은 신약개발의 희망과 목표 그리고 사랑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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