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임상시험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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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수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하여 임상시험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게재된 작품들은 임상시험 사랑 콘텐츠 공모전의 수상작들로, 소개된 사례나 경험이 전체 임상시험의 결과를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는 개발 중인 신약뿐 아니라 대조군에 해당하는 표준치료제 또는 위약만을 처방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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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 하나가 거대함을 이뤄낸다.

2019 임상시험 콘텐츠 공모전
장려상 조현정

저는 신약개발을 위한 230만개의 돌 중 하나인 임상시험코디네이터입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집트의 피라미드에는 230만개의 돌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피라미드 앞에 선 사람들의 사진들을 보면 그 거대함과 찬란한 역사를 느끼게 된다. 나의 이야기를 피라미드로 시작한 이유는 바로 230만개의 돌 때문이다. 230만개의 돌이 그 거대함을 이뤄냈다는 이유 때문이다.

나는 2016년부터 2018년 말 까지 임상시험코디네이터로 근무했다. 처음 임상시험코디네이터의 일을 시작한 계기는 간호사로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병원에서의 경력을 더 쌓고 싶었던 욕심 때문이었다. 임상시험코디네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떠한 자격과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 조차 모르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휴직을 하고 있지만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일한 3년 여의 시간들은 임상시험코디 네이터로써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임상시험코디네이터는 임상시험 가이드에 따라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간단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환자 한 명 한 명에 대해 자세히 알고 그들의 건강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꼼꼼함과 세심함 부분도 필요하다. 또한 임상연구의 내용을 자세히 파악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임상연구의 주요 책임자인 의사와 의논할 수 있는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임상시험코디네이터 업무를 수행하며 많은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처음 만난 환자는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원발부위미상암으로 진단되어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된 중년 남성이었다. 임상시험은 잘 진행되었고 그 환자의 종양 크기도 지우개로 지우듯 작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암은 결국 다시 진행 되었고, 진단된 그날 남편은 아내 앞에서 한없이 작아져 울었다. 아내는 말없이 남편의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다. 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러한 장면들은 꼭 드라마의 한 장면같이 3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귀가하던 그 환자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그 동안 신경을 많이 써줘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내가 담당한 환자들의 경우 병이 진행되어 임상연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임상시험에 참여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많았다.

임상시험 기간 동안 다가오는 두 번의 고비의 시간, 극복의 과정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동안 나는 두 번의 고비의 시간을 겪게 된다. 첫 번째는 환자가 스크리닝 기간을 거쳐 임상시험약이 첫 투약되기 전까지의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여러 가지 혈액검사, 방사선검사 등을 시행, 환자의 과거질환 등을 검토해 첫 번째 약품을 투약하기 위한 승인을 기다린다.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그 시간 동안 나를 재촉하기도 하고 반복되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이겠지만 나에게도 그 시간은 길고 애타는 시간이었다. 일반질환도 아닌 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임상시험치료를 위해 기다리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 시간을 견디고 처음 약이 들어갈 때에는 꼭 커다란 프로젝트를 하나 끝낸 것 같은 보람을 느꼈다. 대개 40-50대의 환자들이 대부분으로 그들은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첫 날 나의 이야기 귀를 기울이고 안내문 구절 모두에 집중하는 모습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더욱 더 책임감을 갖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두 번째 고비의 시간은 임상시험 타임라인에 따라 첫 번째 종양평가를 하는 시간이다. 종양평가는 CT나 MRI를 통해 종양의 상태와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다.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의 경우 드라마틱하게 종양이 줄어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환자의 상태나 각 암의 성질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면역항암제가 신비의 묘약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종양의 크기는 대부분 거의 사라질 만큼 줄어들었다. 가족과 함께 임상시험이라는 낯선 과정에 참여하며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던 참여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아이와 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세상에는 많은 임상시험이 있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임상시험들을 통해 면역항암제와 같은 신약들이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고 많은 방송에서도 면역항암제의 역할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경우 아직 많은 면역항암제들이 보험혜택이 안 되고 있다. 물론 과정과 절차는 중요하다. 면역항암제들이 보험혜택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고 그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

앞으로도 다시 선택할 임상연구코디네이터의 길

나의 개인적인 사정이 해결되고 다시 일을 하게 된다면 임상연구코디네이터의 길을 다시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임상연구 코디네이터의 일에서 나온 결과가 많은 면역항암제의 보험혜택을 빠르게 해주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암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치료 선택안을 하나라도 더 제공해주는 것. 230만개의 돌들중 어느 하나 빛나는 것이 없을지라도 230만개가 모여 거대한 피라미드가 되었듯이, 우리의 업무 결과가 단 하나의 면역항암제라도 의료보험화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되어 암환자들의 치료 선택권을 넓히는데 기여하게 된다면 나는 피라미드의 230만개의 돌 중 하나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임상시험코디네이터의 일을 모르는 주위의 간호사 친구들은 너는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물어볼 때가 많다. 처음에는 나도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의사의 업무보조? 하지만 이제 나는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피라미드의 230만개의 돌 중 하나와 같은 역할을 하며 언젠가는 나와 같은 230만개의 돌들, 한국의 임상시험코디네이터들이 눈부신 거대한 피라미드를 이뤄 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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